12 후커밸리 트래킹, 푸카키호수, 선한 양치기의 교회

후커밸리 트래킹 Hooker Valley Tracking

2.23. 벌써 여행 8일차다. 온수물통의 효과가 새벽5시경에 끝나 그 때부터는 좀 추위에 떤 것 같지만 그래도 피곤했던지 꿀잠을 잔 듯했다.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 마운트 쿡의 트래킹을 준비한다. 상쾌한 날씨에 너무 기분이 좋아 아침 식사는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했는데 잠깐 햇볕을 쐬였다고 얼굴 한쪽이 얼얼할 정도로 탔다. 뉴질랜드의 자외선 수준을 새삼 실감했다. 아침에도 이렇게 강한 자외선이라니...


애들과 우리 얼굴에 선크림 잔뜩 바르고 트래킹 준비 끝.. 

가는 길에도 아름다운 호수는 여전히 우리를 반겨준다. 


마운트 쿡의 트래킹 코스 중에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후커밸리라는 가장 유명한 코스다. 이미 트래킹 코스 입구 주차장에는 빈틈이 없을 정도이다. 




멀리 눈 덮힌 산, 가까이 푸른 잔디가 어우러져 너무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애들도 아직은 너무 신나 즐겁게 걸어간다. 




하지만 애들의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3개의 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10분도 안 걸었는데 언제 다리 나오냐고 아우성이다.

경치가 너무 멋있어 사진을 찍을 때 경치가 메인이고 사람은 진짜 작게 찍은게 많다. 




드디어 첫번째 다리를 지났는데 아직도 한참을 가야 한다. 

두번째 다리를 지나기 전에 정말 멋있는 곳이 나오는데 사람 없을 때 잽싸게 가서 찍어본다. 


그리고 얼마 더 가니 두번째 다리가 나온다. 

첫번째 다리와 두번째 다리는 모두 뮐러 호수 Lake Mueller 호수를 바라본다.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강은 빙하와 진흙이 섞여 짙은 회색 빛깔을 띄고 있다. 

그리고 강줄기가 빙하쪽이 아니고 다른 쪽은 상당히 맑은 물이 흐른다. 그리고 물은 역시 매우 차다.




이곳의 다리들은 한번에 20명만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갈 때마다 다리가 흔들흔들 거린다. 두번째 다리 이름이 구글 지도에서 Swing Bridge로 되어 있는 것도 그럴만 했다. 





두번째 다리를 지나면 사진에서 많이 보던 데크로드가 나온다. 사람들이 별로 없으면 더 예쁘게 나올텐데 사람들이 계속해서 많이 지나간다.

뒤쳐져 가는게 싫었던 걸까 다현이는 데크로드 옆의 길로 먼저 앞서 가려 뛰어간다. 




이곳의 풍경은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어디에서 이런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데크로드가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곳.. 자연이 만든 풍경과 인간이 많은 길이 이렇게 조화로운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드디어 세번째 다리가 나오고 여기에서 10분 정도 더 가면 후커 호수 Lake Hooker가 나온다. 

후커 호수가 보이는 전망대. 이곳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우리의 점심은 찍옥수수와 컵라면이다. 힘들게 보온물병을 가져왔는데 컵라면 너무 맛있다.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도 호수에 빙하가 둥둥 떠 있는게 신기하다. 저 물은 얼마나 차갑길래 이 무더위를 무시하고 빙하를 머금고 있을까...


호수를 바라보는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가면 실제 호수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중국분들이 열심히 호수에서 빙하를 꺼내와 아이들에게 빙하를 깨뜨리게 하고 있다. 이곳 빙하도 언젠가 중국인들 덕에 사라질지 모르겠다. 


또다른 쪽에서는 독일 청년들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호수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물이 이렇게 찬데 설마 진짜 들어가려고 하나 생각했다. 남자와 여자 구분 없이 바로 호수로 들어간다. 원래는 호수 가까이에 있는 큰 빙하 위로 올라가려고 했던 것 같은데 위로 올라가는게 쉽지 않아 빙하를 찍고 다시 헤엄쳐 돌아온다. 


해냈다는 만족감에 다들 너무나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는데 어찌나 그 열정과 패기가 부럽던지... 중국과 독일이 이렇게 비교될지는 몰랐다. 있는 것을 파괴하는 자와 있는 것을 그대로 두면서 즐기는 자.. 독일 청년들에게 엄지 척 해주고 다시 우리 갈 길을 걸어갔다. 





돌아가는 길, 역시 애들은 돌아가는 걸 제일 좋아한다. 아들도 딸도 서로 앞서 가려고 한다. 

우리 딸, 오빠는 한참 앞서 가 보이지 않고, 엄마아빠는 뒤에 한참 뒤떨어져 있어 보이지 않아 잠시 무서웠나보다. 그래도 혼자서 씩씩하게 오빠가 간 길을 따라 갔나 보다. 


나중에 그늘에서 오빠랑 같이 쉬고 있는 걸 보니 안심이 들었다. 티격태격해도 저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가족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푸카키 호수 Lake Pukaki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역시나 애들은 피곤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잠들어 버린다. 


나랑 와이프는 푸카키 호수 끝에 있는 뷰포인트로 간다. 전망도 정말 멋지지만 이곳에도 연어를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다. 그런데 여기도 가보니 5시 넘었다고 클로즈...

아... 이런 젠장할 일이 또 있을까..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가게 문을 닫다니...T.T


정말 먹고 싶었던 연어이기에 더욱 아쉬운 듯하다. 그래도 이곳 전경은 정말 아름답다. 

뉴질랜드 호수들 중에서 가장 물 빛깔이 예쁘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닌 듯하다. 



선한 양치기의 교회 Church of Good Shepherd 

피곤해서 테카포 스프링 Tekapo Spring에 가 온천 물에 몸을 좀 녹여보려고 했는데 애들이 싫다고 한다. 대신 선한 양치기의 교회에 가기로 했다. 

테카포 호수 옆에 자리 잡은 작은 교회.. 그런데 유명세 탓에 중국분들이 거의 점령한 듯 했다. 거짓말 조금 보태 100명 중에 99명은 중국인 같았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물러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겨우 사진을 찍어본다. 

인근에 양몰이 개가 있는 동상까지 가본다. 뭐 특별한 감동 같은 건 없다.


선한 양치기의 교회


테카포에서 사진 배경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영국 조지5세 왕의 셋째 아들이 뉴질랜드 방문 중 1935년에 기증하였고, 이 지역의 유럽 정착민들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교회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교회 옆 쪽에 있는 개 동상도 눈길을 끄는데, 이 지역 양목축업자가 그의 양몰이 개를 기리기 위해 1968년 세운 것이라 한다. 




오늘은 일찍 마트에 들렀다. 자기가 먹고 싶언 거 다 사게 한 뒤 다시 텐트로 들어 갔다. 이번에는 양 스테이크를 샀는데 우리나라 아웃백에서 먹었던 양고기와는 차원이 다르게 부드럽고 맛있었다. 나는 뉴질랜드 화이트와인을 샀는데 가격도 저렴한게 정말 상큼하게 맛있다..


오늘은 왠지 피곤해서 잠을 잘 잘듯하다.. 하늘에는 구름이 끼여 어제처럼 별이 잘 보이지는 않는데 어제 은하수까지 볼 수 있어 정말 잘 됐다. 


아침에 몰래 일찍 일어나 테카포 호수의 아침을 혼자서 즐겨본다. 아직 해뜨기 전이라 해뜬 뒤 풍경과는 또다른 느낌이 있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한 1주일 내 캠핑장비를 갖고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다시 기회가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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