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크라이스트처치 - 캐슬힐

공항까지 엄마의 엄청난 레이싱

핫워터비치를 나와 서둘러 다시 오클랜드의 공항으로 간다. 처음에는 아빠가 운전했으나 미리 웹체크인을 하지 않아 자리를 바꿔서 엄마가 운전하고 아빠는 핸드폰으로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구글에 나와 있는 예상시간 대로 가면 좋으련만 비가 쏟아지고 왕복2차선 도로에 앞차는 느리게 가고... 정말 이번에는 비행기를 못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엄마가 엄청난 레이싱을 보여주는 동안 아빠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잠이나 잔다.


렌터카를 반납할 때는 다시 주유도 하지 않고 그냥 반납했고 겨우 렌터카회사 셔틀을 타고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딱 비행기 출발 30분 전 체크인... 

우리는 수화물로 20kg 하나만 신청했는데, 핸드캐리는 7kg로 넘으면 안되는데, 일일이 무게를 다 확인한다.. 작은 캐리어는 7kg가 넘길래 바로 열어 내부의 파우치 꺼내 다른 가방에 집어넣어버렸다. 



JUCY Snooze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처치로 넘어와 우리의 숙소는 호스텔과 유사한 JUCY Snooze다. 공항인근에 있어 걸어갈 수도 있고 남섬에서의 렌트카 사무실이 이 근처인데 JUCY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에 편하게 갈 수 있을 듯했다. 


4인용 방은 예약이 다 끝나 어쩔 수 없이 1인용 Pod 4개를 예약했었는데, 성인만 가능하게 되어 있어 애들이 사용할 수 있을 걱정되었지만 체크인 시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애들이 이 1인용 Pod를 너무 신기해 하고 좋아한다. 심지어 다현이는 엄마와 함께 자지 않고 혼자서 자겠다고 한다. 


1인용 Pod는 모두 2층형태로 모두 8개가 한방에 들어가 있는데 크기는 딱 싱글침대 수준이다. 우리가 방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2개의 Pod는 다른 분이 사용하고 있었다. 조용히 짐을 보관함에 넣은 뒤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해먹는다. 


이곳은 공용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 휴게공간과 조리시설 등이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남긴 무료 음식도 있어 우리는 라면과 햇반을 먹은 뒤, 좀 모자란 듯해서 이곳의 식빵을 구워 잼을 발라 먹었다. 각종 양념류도 잘 보관되어 있어 요리도 문제 없을 듯했다. 이곳에는 음식만 남아 있는게 아니라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장비들도 있는데 텐트 같은 것도 있었다. 


이곳의 가장 아쉬운 건 샤워 후 수건이나 헤어드라이가 없다는 것이다. 첫 호스텔 이용이다보니 이런게 없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래도 우리 딸 화장실의 손건조기를 이용해 머리를 말린다...




캐슬힐Castle Hill을 향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시 자동차 렌트를 한다. 이번에는 Ace Rentcar. 사무실이 이사했다고 해서 이사한 곳으로 갔더나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다. 전화를 하니 다시 사람이 나와 이전 사무실까지 데려다 준다. Ace Rentcar에서 받은 자동차는 일본의 닛산자동차. 


진짜 일본산이어서 메뉴판이 모두 일어로 되어 있다. 일어를 좀 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만약 모른다면 당황할지 모를 듯하다. 15만km 정도 운행한 승용차인데도 차는 정말 잘 나간다. 어제 급하게 렌트카를 반납하며 핸드폰 거치대를 챙기지 못하고 반납해버려 운전이 불편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마트에서 고무줄 잔뜩 사서 고무줄로 거치대를 만들어 썼다. 엄마는 딸 머리 묶으려고 샀는줄 알았다고 한다.




2.19일(4일차)의 오늘 일정은 캐슬힐을 거쳐 서쪽 해안의 푸나카이키와 호키티카까지 가야하는 일정이다. 6시간이 넘는 운전시간이 예상된다. 캐슬힐까지 가는 길에 애들은 여전히 바로 잠들어버린다. 왕복2차선 도로인데도 뉴질랜드에서는 다들 100km 이상으로 잘 다닌다. 마을 내로 갈 때만 속도를 줄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거의 100km이상이다. 


캐슬힐 도착 전에 린든 호수 Lake Lyndon이 나오길래 잠깐 들러봤다. 태양은 뜨거운데 호수 주변은 바람이 세차고 시원했다. 차안보다 상쾌하니 애들도 좋아한다. 


캐슬힐

캐슬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저 멀리 바위산이 보인다. 가는 길에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이런 나무는 언제나 반갑다..


캐슬힐의 바위들은 참 신기하게 생겼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바위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완전히 아무렇게 생기지도 않은 바위 같다. 나니아연대기에서 주요 전투 장면이 촬영된 곳이어서 그런지 넓은 초원 위 바위가 매우 신비롭게 여겨진다. 


캐슬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서쪽으로 Great Alpine Highway가 연결되어 있다. 이 길로 80km 정도 가면 나오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넓은 풀밭 위에 거대한 바위가 몰려있다. 

비와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석회석 바위로 이루어진 바위 언덕이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연대기 촬영지로 사용되었으며 모양이 특이해 옛 원주민이 일부러 조각을 했다는 설도 있고, 신이 이렇게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자연이 만들어낸 위대한 공간이다.




이곳 바위들의 크기는 엄청나다. 그냥 사진만 봐서는 그렇게 큰 바위인가 갸늠이 되지 않는데, 사람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아래 왼쪽 사진은 바위 사이에 잠깐 앉아 엄마를 기다릴 때 엄마가 저 아래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모자도 잠시 방심하면 휙~하고 날아가버린다. 가이드 투어로 이곳에 오는 외국인들도 꽤 보이는데, 여기저기 설명을 들으며 가고 있어 살짝 부러웠다. 




시원한 바람은 아이들도 즐겁게 한다. 저마다 바위에 이름을 달아주면서 구경을 하니 지겹지도 않다.




아래 사진들은 캐슬힐의 뒤쪽 편 바위들이다. 캐스힐의 앞쪽 바위들보다 뒤쪽 바위들이 훨씬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시간에 쫓기는 일정이 아니라면 꼭 캐슬힐의 뒤쪽을 가볼 필요가 있겠다.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지나면 또 새로운 바위 언덕이 나온다. 이곳은 이렇게 탐험하는 맛도 있다. 


그리고 거인이 발자국을 찍은 듯한 바위, 또 의자 모양의 바위가 신비롭게 다가온다. 




저 뒤쪽에 가지런히 뻗어있는 바위들은 그냥 자연풍화로 생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스톤헨지와 같이 누군가 일부러 놔둔 듯한 모습이 느껴진다. 크기도 엄청 커서 바위 밑에서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아래 오른쪽의 남근 모양의 바위.. 우리 나라 같으면 바위마다 모두 이름을 붙이고 입장료를 받았겠지만 여긴 그런 게 전혀 없이 우리만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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