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와나카, 카드로나

와나카 호수 Lake Wanake 와 하웨아 호수 Lake Hawea

2.21(6일차)의 일정은 원래 카드로나에서 말을 타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가 계속 오고 있어 가능할지 몰랐다. 핸드폰 통신이 되지 않는 곳이어서 집주인 집전화로 전화를 해보니 오후1시에는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냥 취소해달라 요청하니 별말없이 해준다.


한적하게 쉴 수 있었던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와 우리는 다음 일정을 향해 간다. 

길은 먼저 와나카 호수 옆을 지나가다가 하웨아 호수 옆을 지나치게 되어 있다. 


와나카 호수는 정말 멋진 경치를 선사해준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우리 가족만의 장난을 쳐보며 시간을 보낸다. 




호수의 북쪽편만을 본다면 와나카 호수보다는 하웨아 호수의 풍경이 좀더 멋진 듯하다. 

길따라 왼쪽편으로 계속 하웨아 호수의 전망을 볼 수 있어 드라이브길도 지루하지 않고 갈 수 있다.


뉴질랜드의 2월, 한국 계절로 따지면 늦여름에서 초가을 무렵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애들 입은 복장을 보면 완전 겨울이다. 비가 와서 더 쌀쌀함을 느껴서일까... 애들도 옷을 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와나카 Wanaka

호수를 따라 끝까지 가면 드디어 와나카 도심이 나온다. 

뉴질랜드 사람들이 노후에 가장 살고 싶어한다고 들었는데 역시 도시는 참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비도 오고 오는 길에 잠이 들어서 그런지 애들은 여전히 차에서 내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와이프와 둘이서 호수의 길다란 가로수 포플러나무들과 외로운 버드나무 Lone Tree를 보고 왔다. 가을에 오면 저 포플러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던데 아직은 시간이 좀 이른 듯하다. 


Lone Tree는 비가 와서인지 더 외롭게 느껴지는 나무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오리들의 발까지도 선명하게 보였다. 

다시 차로 돌아와 오리가 너무 귀엽게 있다고 딸을 꼬신다. 새들에게 먹이 주는 걸 좋아하는 딸은 싫다고 하면서도 보고 싶은지 차를 나선다. 

이전 숙소를 나오면서 들고 온 빵조각을 주니 오리들이 계속 쫓아온다. 그 정경이 딸도 싫지 않고 즐거워한다. 



카드로나 밸리 로드 Cadrona Valley Road

카드로나 밸리 로드는 와나카에서 퀸스타운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구글지도를 보면 거의 일직선으로 나 있는 길인데 막상 가보니 계곡에 만들어 진 답게 꼬부랑길이 장난아니게 만들어져 있다. 


이 기을 가다보면 원래 우리가 예약했던 말타기 체험 목장이 나오고 또 그 옆에는 브라펜스가 나온다. 

여전히 비오는 날씨를 보며 말타기는 취소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펜스는 참 쌩뚱맞게 이곳에 있는게 신기하다..


카드로나 브라펜스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1999년 크리스마스에 카드로나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던 여자4명이 호텔에 두고 간 것을 걸어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처음에는 4개에 불과하던 속옷이 다음해에 60개로 늘어났고, 이후에 뉴질랜드 전역으로 퍼져가며, 관광객들이 걸고 간 속옷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펜스는 뉴질랜드 당국에서 없애려고 했는데 그 때마다 누군가 와서 걸어놓는 바람에 모두 제거하긴 힘든 실정이다. 또 이걸로 수입을 얻고 있는 주민신경전이 꽤 심각하다고 한다. 지금은 대략 10만개 정도가 걸려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남자들끼로 왔다면 좀더 장난을 많이 쳤을텐데 함부로 장난치면 안되는 상징물이기에 점잖게 사진만 찍고 간다.

와이프가 표정 감추라고 계속 뭐라 하네..



카드로나 계속이 얼마나 높은지는 차를 타고 가면서 확실히 알았다. 오고 있던 빗줄기가 서서히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결국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여름의 뉴질랜드에서 완전 눈 덮힌 세상을 볼 줄이야...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 모두 차에서 내려 눈 내린 광경을 보고 지나간다.  눈 사람까지 만들어 놓은 걸 보니 우리 외에도 눈을 즐긴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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