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근교 - 코츠월드, 옥스포드

코츠월드 Cotzwold


런던의 3일차는 근교 가이드 투어다. 우리가 신청한 투어는 코츠월드와 옥스포드를 돌아보는 투어인데, 여기에 블렌하임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블렌하임까지 합쳐서 총 200파운드가 들었다. 그리고 투어에 참석하는 가족이 우리 밖에 없어 우리만의 개인투어라 할 수 있다. 


코츠월드는 런던의 북서쪽에 있는 광대한 지역을 통칭하는 말이다. 정확히 이곳의 어디를 갈지는 모르겠다. 


민박 주인이 직접 운전해 주니 숙소에서 바로 출발한다. 일찍 나오라 했지만 가뜩이나 좁은 화장실과 식당에 공사까지 해서 아침 해결에 시간이 걸려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여전히 비가 오는 아침이다. 어찌 이렇게 매일 비가 오냐...


중간에 간간히 그쳤다가 왔다가 하길래 도착하면 비가 그치길 기대했지만 도무지 그칠 기색이 없다. 기사님은 우리가 좀 늦어서인지 엄청난 속도로 운전을 하고 애들은 잠들어 있고.. 그렇게 잠에 골아떨어져 있다가 코츠월드의 첫 목적지인 버튼 온더 워터에 도착했다. 



버튼 온 더 워터 Bourton-on-the-Water


비가 내려서인지 날씨는 좀 쌀쌀한 편이다. 분명 한여름이건만 옷은 거의 가을처럼 입었다. 마을 이름 답게 물이 참 많은 곳이다. 마을 한 가운데로 개울이 흐르고 예쁜 다리들이 놓여져 있다. 


예전에는 그냥 조용한 마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매우 많은 상점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었다. 특이한 것은 비가 오고 있는데도 가방을 치울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비를 맞게 내버려두는 것이었다. 원래 비에 익숙한 영국사람들이지만 이렇게 파는 물건 조차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조용히 벤치에 앉아 한적한 마을을 즐기겠지만 비가 오니 어디 앉을 만한 곳도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많이 남으면 카페라도 갈텐데 그렇지도 않고...

이렇게 마을을 그냥 좀 거닐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빨리 차로 복귀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시골마을을 이미 한번 경험해봐서인지 이곳이 크게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처음 유럽을 온 관광객들에게는 런던의 도심과는 다른 목가적인 모습에 매우 만족스러운 경치를 보여줄 듯하다.





버포드 Burford


버튼 온더 워터 다음으로 간 마을은 버포드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1090년 경에 지어진 교회다. 세인트 요한 교회로 이름 붙여진 곳으로 외관에서부터 오래된 건물이라는 느낌이 확 온다. 물론 11세기 이후 많은 개축이 진행되었겠지만 작은 마을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느낌을 주는 교회임에 틀림없다. 


교회 내부에 잠깐 들어가 봤는데 행사가 있는지 준비를 위해 파이프오르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조용히 앉아 파이프오르간의 연주 소리를 잠시 들어보고 나왔다. 개인적으로 번잡하고 큰 교회보다 오히려 이렇게 작고 정겨운 교회가 더 마음에 든다. 


버포드는 이외에도 좀더 외곽으로 나가면 훨씬 좋은 마을 풍경이 나오지만 차에서 내려서 보지는 못하고 그냥 지나쳐 보기만 했다. 





옥스포드 Oxford University


오전에 코츠월드 투어를 대충(?) 끝내고 옥스포드로 왔다. 옥스포드는 주차가 특히나 어려운 곳이기에 좀 멀리 차를 세워주고 대학까지 걸어갔다 오라고 했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이 점심 먹는 것까지 포함해서 대충 1시간 반 정도..


뭐 옥스포드 대학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모르니 일단 가본다. 거리를 지나가는 옥스포드 대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대학생 모습... 

옥스포드대학는 여러 칼리지들의 집합체... 그래서 이곳을 다 보기는 힘들고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크라이스트처치만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영화 해리포터의 도서관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처치로 가는 길은 매우 예쁘다. 꽃이 담벼락을 따라 나있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한번쯤 들어가보고 싶게 늘어서 있다. 

드디어 처치로 들어가본다. 그런데 아뿔사 오후2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조금 많이 아쉽다. 여길 많이 와 봤을텐데 왜 시간을 이렇게 잡아줬을까 기사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정확히 어딜 가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은 나 스스로에게 원망이 가기도 했다. 


뭐 어쩌리오.. 블렌하임을 포기하고 옥스포드의 이곳을 볼 것인가 아니면 이곳을 포기하고 블렌하임에 좀더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 한참을 망설이다 그냥 원래 일정대로 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버거킹에 들러 햄버거를 사들고 차에 다시 탄다.. 우리에게는 햄버거를 매장에서 먹을 시간 조차 부족했다...




기사님에게 약간 불평불만을 했지만 블렌하임을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신다. 블렌하임을 보고 또 저녁일정까지 있으니 도로가 막히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어차피 옥스포드 대학을 보기 위해서는 그냥 1~2시간 더 주어진다고 충족되지는 않을 듯하다. 언젠가 다시 한번 옥스포드만을 위해 와봐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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