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아르 계곡의 고성들 1 - 앙부아즈성 (다빈치의 묘지)

생말로에서 우리는 이제 프랑스 중부의 루아르 계곡의 고성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려 우린 앙부아즈 성에 도착하게 되었다. 


앙부아즈 성, 원래 이곳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루아르계곡의 성들을 살펴보다보니 우연히 이곳에서 다빈치가 활동한 것을 알게 되었다. 다빈치의 무덤까지 이곳에 있고..


아무 준비 없이 가게된 앙부아즈 성. 주차도 어디에서 해야할지 몰라 성에서 좀 멀리 떨어진 큰 길 옆에 차를 세웠다. 성 위치도 잘 몰라 처음에는 그냥 지나쳐 가버렸다. 그냥 옆으로 큰 교회가 있길래 교회 건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건물이 앙부아즈 성이었다. 물론 성 앞에 주차장도 있고...


앙부아즈 성으로 올라가는 길.. 교회가 성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성이다



앙부아즈성은 앙부아즈의 영주들이 거주는 성이었지만 영주의 반란사건 이후 프랑스 왕실에서 성을 몰수해 이 때부터 프랑스 왕들의 거주지이자 여름 별장을 쓰이게 되었다. 특히 샤를8세부터 프랑수아1세까지 이 성에서 태어나 거주하면서 다양한 증개축이 일어나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동경했던 프랑수아1세는 다빈치를 데려와 다빈치의 말년을 이곳에서 보내게 했다. 


프랑수아1세는 다빈치가 기거하는 곳까지 터널로 연결시켜 왕래를 하며 도와줬었다고 한다. 


원래 이곳에 다빈치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줄 알았지만 이곳을 다 둘러보고 나서 이곳은 다빈치의 작품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단지 무덤만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다빈치의 작품들은 이 성이 아니라 이 옆에 있는 클로즈루체 Clos Luce 성에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왕실에 사용한 궁전이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온다.좋아좋아.. 이런 포즈 좋다..



앙부아즈성 위에서는 루아르강과 그 너머 넓은 영지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이런 풍경으로 아마도 이 계곡 주변에 300여개의 고성들이 들어섰으리라 싶다. 


성곽 주변에는 다양한 사진촬영 포인트들이 있어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찍기가 매우 좋다. 우리도 이 곳 마을과 강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이곳 마을의 지붕들은 짙은 남회색 빛깔이 난다. 깔맞춤한 듯한 마을 풍경이 너무 예쁘다.



오후 햇살이 매우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지만 높은 지대에 있어서인지 상쾌한 느낌을 준다.  


햇살은 강하지만 날씨는 정말 감동이다강변을 배경으로 한 컷!



앙부아즈 성에는 이렇게 잔디밭도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마치 카펫처럼 폭신폭신한 느낌을 주는 잔디. 다현이는 너무 폭신하다며 뒹굴기까지 한다. 


그리고 보이는 이상한 장대와 공.. 이게 뭐지라고 궁금해 하는데 승범이가 보더니 바로 어떻게 하는지 맞춘다. 끈이 중간쯤 묶여있는 공을 던져서 저 새를 맞추면 된다. 바로 하더니 정통으로 새를 맞춰버리네..


폭신폭신 잔디를 온 몸으로 느껴본다공으로 새를 맞추면 된다



이제 성내부로 들어가본다. 역시 입구에는 성의 연도별 증개축의 역사가 잘 기록되어 있다. 

특히 왕실에서 쓴 만큼 화려한 그림과 장식품들이 잘 전시되 있다.


각각의 왕 집권 시에 어떻게 궁전이 변화되었는지 잘 나타나있다.프랑스 국왕들의 초상화가 잇는 방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악기방, 다양한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왕실에서 어떤 악기들을 연습시키고 음악가들을 불러 연주를 들었는지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내부 구경을 모두 하고 나면 다시 앙부아즈성의 꼭대기에서 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음악교사인 엄마에게 악기방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다.정원 앞에 놓인 다빈치 조각상



이제 성을 나와 정원을 본격적으로 산책해본다. 정원 입구에 다빈치의 흉상이 있길래 이곳에 다빈치와 관련된 뭔가가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없다. 


보라색 꽃나무가 매우 화려하게 피어 있어 사진을 찍어본다. 무슨 나무인지 이름을 알면 좋겠는데 아쉽다..


꽃과 미인1꽃과 미인2



정원에서 보이는 특이한 나무들.. 지난번 몽생미셸에서는 나무 테이블처럼 가지치기되어 있는 나무를 봤는데, 이곳에는 정말 공처럼 완벽한 구 모양으로 가지치기를 해놨다. 디현이는 폭신폭신한 느낌과 까끌까끌한 느낌을 주는 나무들 모두 한번 안아본다.


동글동글 바위처럼 자른 나무까칠까칠한게 느낌이 참 좋다



넓은 잔디밭을 끼고 있는 앙부아즈 성의 모습이다. 해가 반대편에 있어 완전 역광이미지이지만 역광이라도 우아한 풍채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성의 왼쪽편을 보이는 교회에는 다빈치의 묘지가 있다.


앙부아즈 성 전체가 나오게 가족사진~왼쪽 편의 교회에 다빈치의 묘지가 있다



처음 이 성에 왔을 때 그냥 교회거니 안에 들어가보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교회 안에 다빈치의 묘지가 있다. 


사실 이 묘지가 정확히 다빈치의 무덤인지는 모른다. 다빈치가 죽은 뒤 성 아래에 있는 큰 길가 옆 성 플로랑탱 성당에 묻혔는데, 프랑스혁명 때 이 성당이 파괴되며 묘지들도 훼손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모든 묘지의 뼈를 한꺼번에 묻었다는데, 이 중에 두개골이 가장 큰 뼈를 가진 찾아 이곳 앙부아즈 성으로 옮겨와 다빈치 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진짜 다빈치의 유골이면 어떻게 아니면 어떠랴.. 다빈치가 이곳에 머물러 그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닌가... 


성 밖으로 나가는 문은 입구와 달리 타워를 통해 나가게 되어 있다. 계단이 아니라 매우 넓은 경사진 길로 되어 있는 타워인데, 유사시에 말을 타고 오르고 내릴 수 있도록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 다빈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클로 뤼세 성으로 가본다. 가는 길에 보이는 어떤 주택의 작업장.. 세상에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꼭 일본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에 나오는 그런 비행기를 한 장인이 조용히 만들고 있었다. 나중에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지 참 궁금하다...


앙부아즈성에서 클로 뤼세성까지는 걸어서 약 10~15분.. 구글에서 마감시간을 확인하고 부리나케 뛰어가 본다. 그런데 벌써 문을 닫고 만 것 아닌가.. 이런 뭔가 잘못되었나 하고 입구 옆에 있는 입장시간을 봤더니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게 되어 있다.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오히려 왔던 길을 더 멀리 다시 돌아갔어야 했다.. 


진짜 다빈치의 유골일까...말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되었다



오늘의 숙소는 앙부아즈성 근처가 아니라 샹보르성 근처다. 원래 몽생미셸에서 이쪽으로 와서 쉬농소성을 본 뒤에 샹보르성까지 보려는 것이 계획..

그런데 생말로가 추가되고, 앙부아즈성이 또 추가되면서 일정이 많이 꼬였다. 


샹보르성 근처의 이 숙소는 수영장이 있는 곳이다. 좀 빨리 와서 숙소에서 쉬려고 했는데 숙소에 와 보니 벌써 6시가 넘었다. 체크인을 하는데 수영장을 쓸 건지 물어본다. 수영장 물은 따뜻하다고 한다. 아... 물놀이를 위해서 수영복까지 가져왔지만 바깥 기온이 너무 낮아 수영은 포기한다. 


이 숙소는 2박을 했으면 좋았을텐데..푸근한 시골의 부유한 농가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이곳 분위기가 너무 좋다. 울창 숲에 둘러쌓여 있는데, 주위가 샹보르 가문의 영지여서 아무 것도 없고 숲 밖에 없다. 


2층의 우리집은 삼각형의 지붕.. 가끔 머리를 부딪힐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분위기다. 숙소에는 부엌이 없지만 다행히 다른 건물의 식당을 무료로 써도 좋다고 한다. 식당 불을 켜고 와인과 함께 즉섭밥, 카레 등으로 근사한 저녁을 차려본다. 


아이들 놀 수 있게 해먹과 그네, 미끄럼틀도 있다나무로 틀을 짜고 마감해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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