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몽생미셸 - 석양, 밤 그리고 새벽

어느 정도 해가 내려 앉았을 때 우리는 몽생미셸을 내려가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 조차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시간에는 입장을 제한하는지, 아니면 투어 단체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간건지..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한다.우린 이쁜 음표네 가족이에요~



바닷가에 내려와서 잠시 바닷가 풍경을 즐겨본다. 다현이는 가져갔던 과자를 갈매기들에게 줘 본다. 

깡패 갈매기 같은 녀석이 자기만 먹으려고 다른 갈매기를 다 쫓아버리고 과자를 독식한다. 성깔 있는 갈매기다.


낮에 약간 더웠던 날씨가 이제는 쌀쌀해 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있으면 추워질 것 같아 이제 숙소로 돌아간다. 


석양의 모습을 여기에서 찍으면 좋겠지만 해는 몽생미셸 뒤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참 왼쪽편으로 떨어진다. 아무래도 석양의 모습을 찍으려면 갯벌 깊숙히 들어가는 방법 밖에 없지만 (그렇게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이 정도에도 만족한다. 


사나운 갈매기라 하더라도 다현이의 친구들..떨어지는 해를 등뒤로 하고 다시 셔틀 버스를 타러 간다.. 놓칠라 뛰어~~




숙소에서 바라보는 몽생미셸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와 숙소로 간다. 주차 티켓이 그대로 다시 나오는 걸로 봐서 24시간 동안 계속 들락날락 할 수 있는 티켓인 듯하다. 

하긴 몽생미셸은 석양, 밤, 아침까지 모두 봐야만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그에 대한 배려라 생각해야 하나...


숙소 앞에 있는 벌판에서 다시 한번 해가 넘어가는 몽생미셸을 바라본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 해는 이제 수평선 밑으로 내려갔다아직 조명이 제대로 켜지지는 않았다



숙소에서 오후에 샀던 빵과 파이로 저녁을 먹은 뒤, 승범이와 다현이는 각자 수학문제를 풀고나서 휴식을 취한다. 


좀 어두워졌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한번 나가봤다. 역시 몽생미셸에 조명이 들어와 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더 예쁜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두고 다시 멀리까지 가기에는 힘들 것 같다. 


망원렌즈와 삼각대가 있으면 꽤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 정도 장비는 없다. 그냥 일반 표준렌즈와 울타리 위에 카메라를 두고 야경을 담아본다. 날씨가 꽤나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카메라 세팅을 하는 중 모기한테 물렸다. 이 벌판은 소똥인지 양똥인지 수많은 똥들이 널려 있어서인지 추운날씨에도 모기들이 기성을 부린다.


좀더 깊은 밤이 되고서야 조명이 켜졌다정말 캄캄한 밤, 핸드폰 조명을 켜고 야경을 담아본다.




몽생미셸의 아침


몽생미셸의 아침이 밝았다. 아직 해가 뜨지는 않아 어둡지만 나가본다. 승범이와 다현이는 아직 잠에 깰 생각조차 하지 않아 그냥 엄마아빠만... 둘만의 데이트다..

숙소의 조명은 마치 밤 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들판을 따라 몽생미셸 가까이 걸어가본다. 들판의 울타리는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단순한 고리로 되어 있다. 고리를 풀고 들어간 뒤 원래대로 잠근다. 


정말 조용한 아침이다...저멀리 조용한 순례자처럼 걸어가는 뒷모습



인적이 없던 곳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오리를 가둬논 것인데, 그 옆에는 새를 연구하는 학자가 풀로 완전히 덮힌 구덩이에서 나와 점검을 한다. 아마 이곳이 주요 철새들이 지나가는 길목이라 새 연구에 적합한 곳인가 보다. 


몽생미셸에 최대한 가까이 가본다. 새벽녁에 은은하게 드러나는 빛을 받아 매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해뜰 무렵의 은은한 빛깔의 몽생미셸화장기 없는 모습도 아름다워라..



그렇게 몽생미셸을 즐긴 뒤에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똥의 주인이 누군지 알았다. 

바로 양이다. 이곳은 양을 이동시키며 방목하는 길목이었던 것이다. 


족히 2백마리는 넘을 듯한 양들이 제각기 무리지어 어디론가 간다. 


양들의 행렬을 마주하며...양들도 우리를 보고 놀랐으리라. 매일 가는 길에 처음보는 사람이 있으니..



이제 이렇게 아름다운 몽생미셸을 두고 우린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가슴에 두고두고 남을 풍경들... 


외로운 성, 대지의 고독을 품고 있는 외로운 성이다그래.. 여기는 사람보다 양들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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