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몽트뢰 - 찰리채플린 월드

베른을 나와 우리가 가는 곳은 몽트뢰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브베 Vevey라는 몽트뢰 옆에 있는 좀더 작은 도시이다.

이곳에 가는 이유는 몽트뢰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찰리채플린이 살았던 집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베른에서 몽트뢰로 가는 길.. 넓은 호수가 나오는 휴게소가 있길래 잠시 멈춰봤다. 주유도 하고 간식거리도 좀 사보려고 했는데 확실히 스위스 휴게소는 좀 비싼 편인 듯하다. 


몽트뢰 가는 길의 Greyere 호수의 모습맑은 하늘에 구름이 별모양으로 흩어져 있다..



한참을 달려 온 찰리채플린의 집, 이름은 찰리채플린 월드..

채플린이 실제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다. 차를 갖고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주차관리 하시는 분이 주차 티켓을 주면서 나중에 도장을 찍어오라고 한다. 


채플린 월드의 첫 인상은 그냥 평범한 집.. 박물관 같은 곳이 하나 있고, 원래 살던 집, 그리고 넓은 정원 이게 전부다. 어쩌면 매우 평범해 보이는 곳. 정원을 한바퀴 돈 뒤에 집을 보고 나중에 영화관을 보라고 한다. 


채플린이 가족과 함께 쉬었던 나무.. 너무 거대한 나무다. 다현이랑 승범이도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낮고 넓은 줄기를 갖고 있는 나무다. 


다현이는 나무타기를 너무 좋아한다.테이블에 앉아 잠시 쉬어본다.. 정말 거대한 소나무다



그냥 작은 나무 같지만 아래 사진처럼 전체 나무를 보면 알겠지만 무척이나 큰 나무다. 

이런 나무가 집 정원에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인 듯하다. 채플린은 이곳 나무 아래 테이블을 두고 쉬었다.. 얼마나 부럽던지..


나즈막하게 넓게 뻗어있는 줄기들..엄마의 모습이 나무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거대한 나무를 지나 주택이 보인다. 사람이 워낙 없는 곳이라 집에 들어갈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특히나 앞쪽에는 들어갈 수 있는 입구 같은게 전혀 없다. 


집 앞 창가 앞에 얼굴을 들이대고 안에 뭐가 있는지 봤더니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안에서 우리 모습을 봤으면 좀 우스웠을 듯하다. 

주택의 뒤쪽으로 돌아가니 역시 입구가 나온다. 


채플린의 주택 입구에는 채플린의 밀랍인형이 반겨주고 있었다. 이 사람이 우리가 알던 그 채플린이 맞던가 의심하고 있던 찰라 이곳의 매니저가 지나가면 이 분이 채플린이 맞다고 한다. 항상 영화 속에서 분장을 하고 있는 모습만 봐 왔더니 상당히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입구 근처에는 커다란 액자에 채플린의 분장한 모습과 원래모습을 렌티큘러 이미지(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로 만들어놨다. 


채플린의 주택.. 멋진 곳이다채플린 옆에서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채플린이 가족과 함께 있었던 행복한 공간을 이렇게 그대로 박물관으로 만들어놓아서 당시 생활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어 좋다. 다양한 영화 이미지들, 편지, 가족과 찍은 사진, 티타임 등 우리가 겉모습으로만 알고 있던 채플린의 숨겨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의자나 소파에 앉아 실제 그 느낌이 어땠는지도 경험할 수 있다.


당시 신문들과 영화자료들이 쌓여있는 거실소파가 있던 서재와 응접실..



2층 계단에 있던 채플린의 이미지들.. 전문적인 화가들이 채플린을 위해서 그들이 생각하는 채플린의 모습을 이렇게 그림으로 표시해놨다. 모자와 지팡이, 그리고 콧수염, 길다란 구두.. 작가들의 이런 그림도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2층에는 채플린의 일대기에 대한 다양한 사진이 기록되어 있다. 여행가서 유명인사들과 찍은 사진들, 그리고 채플린이 영화 속에 나왔던 장면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채플린의 모습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들채플린은 정말 수많은 곳을 방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정말 특이했던 화장실.. 채플린이 아인슈타인을 만났을 때를 기념해서 만든 공간이다. 

처음 보기에는 그냥 사방에 아인슈타인의 공식들이 그려져 있는 거울이 있는 화장실이다. 그런데 이 화장실에는 아주 묘한 트릭이 숨겨져 있다. 아래 첫번째 사진과 두번째 사진을 비교해 보라...


뭔가 다른 점이 보이는가...?

사실 아인슈타인의 밀랍인형 앞에 있는 것은 거울이 아니다. 하지만 거울처럼 정말 유리와 거울상을 똑같이 재현해놓았다. 


너무 신기했던 화장실승범이도 너무 신기해한다



승범이도 정말 신기해하고 우리가족 모두 한번씩 사진을 찍어봤다. 

사소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해놓으니 아인슈타인의 해학적인 이미지와 함께 더욱 기묘한 공간임을 각인시켜준다. 


이곳을 지나면 또다른 거실에서 채플린 부부가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을 재현한 곳이 나온다. 우리 부부도 그 모습 그대로 한 번 사진을 찍어봤다.


다현이는 이 원리를 알고 있으려나..우리 부부도 채플린처럼 행복한 노부를 보낼 수 있기를..



채플린월드에서 원래 우리는 아주 짧은 시간 머물고 가려고 했다. 아빠가 어렸을때 좋아했던 채플린의 삶이 궁금했기 때문에 그저 여기에 들러보고 싶었다. 

이제 돌아가려고 하는데, 옆에 영화관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애들에게 채플린 영화를 경험해 주면 좋겠다 싶었다. 


다음 영화상영까지 7분정도 기다리면 된다길래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기다려본다. 

같이 영화를 보러 오신분들은 거의 70대의 어르신들.. 그들도 젊었을때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오셨나 보다..


시간이 되고 영화를 짧게 본다.. 예전에 봤던 채플린의 영화를 매우 짧게 편집해서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공간이 나온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스크린이 옆으로 쫙 갈라지면서 전혀 새로운 공간이 나온다. 뭐지..? 가봐도 되는건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아 우리 가족이 먼저 들어가본다. 


그런데 여기 완전히 대박이다. 영화 속 장면의 무대를 그대로 만들어놓은 곳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 스튜디오.. 여긴 정말 대박이다영화 키즈의 한 장면처럼..



영화 모던타임즈의 한장면, 키즈의 한장면 등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사진까지 찍을 수 있도록 다양한 소품까지 준비되어 있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유명 영화인들의 밀랍인형도 있고, 마이클잭슨의 문워크는 영화 속 채플린이 먼저 했었다고 표현되어 있다..


마이클잭슨처럼... 한 층 내려가면 또다른 영화세트가 나온다영화처럼 실제 움직이는 오두막을 그대로 재현해놨다



많은 영화박물관에 가봤지만 이곳보다 더 뛰어난 영화박물관이 없다할 정도로 여긴 볼거리, 즐길거리가 잘 만들어져 있다. 

만약 누군가 영화박물관을 만든다면 이곳을 꼭 벤치마킹해야할 것이다.


모던타임즈의 한 장면을 체험해보자.. 빨간스카프의 여인은 밀랍인형이다이발 부탁드립니다.. 채플린씨..



가끔씩 영화속 인물이 아니라 일반인의 밀랍인형도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전화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사람이 아니라 밀랍인형.. 이 사람을 피해 사진을 찍었는데, 알고 나니 이 사람 옆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모던타임즈에서 감옥에 들어간 채플린 장면우디앨런의 밀랍인형도 보인다.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채플린월드..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곳이기에 더욱 감동을 줬던 곳이다. 

여행의 묘미가 또 이런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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