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 예레바탄사라이 Yerebatan Sarayi (지하궁전)과 그랜드바자르 Grand Bazaar

톱카프 궁전을 이제 완전히 나왔다.. 

어느덧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어디를 갈까.. 이전에 먹었던 음식점으로 갈까하다니 그냥 근처에 있던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내부 장식은 마음에 들지만 음식이 별로다.. 그냥 가볍게 먹고 좀 쉬다가 나온다..

굶주린 배를 채운다기 보다는 지친 몸을 쉬게 한다 생각하며...


호객행위에 속지 말았어야 하는데.. 맛이 별로다..그래도 자리는 편하고 좋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예레바탄사라이 Yerebatan Sarayi에 가본다. 여긴 아쉽지만 뮤지엄패스가 안된다.. 그리고 현금으로 계산을 해야한다..

뭐 이런 관광지가 있을까 생각하지만 그저께 간 돌마바흐체 궁전 역시 그러했기에 이 나라는 원래 그런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예레바탄사라이는 지하 물 저장고다.. 지금도 그렇지만 비잔틴제국 때부터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다.. 언제 어떻게 고립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스탄불 지하에는 이곳 시민들이 사용할 물 저장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저장고들 중에서 특별한 곳이 바로 예레바탄사라이다.. 지하궁전이라는 별칭답게 이곳의 돌기둥들은 그리스와 로마 신전에 쓰이던 기둥을 가져와 만들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꼭 구멍가게 들어가는 듯하다..바닥에 물이 잔잔히 있어야 더 멋있을텐데 아쉽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보통 인터넷 사진이나 영화 인페르노에서 봤던 것처럼 바닥에 물이 차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비어 있다는 것..


이유는 들어가자 마자 쉽게 알 수 있다.. 들어가면 일단 약간 시궁창, 아니 그냥 하수도 냄새라고 해야 하나.. 아마도 어딘가에서 하수도가 흘러나왔거나 이곳의 물이 썩어 어쩔 수 없이 물을 다 뺐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 분위기는 확실히 신비롭다... 냄새만 빼면...

그런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ISO를 최대로 올리고 사진을 찍어본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기둥 중 하나인 눈물 흘리는 기둥.. 벽을 따라 아직도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래도 지하 특유의 묘한 분위기는 그대로다..눈물 기둥에 손도 한번 대본다..



그리고 좀더 가면 메두사의 머리 기둥이 나온다. 


메두사의 머리 기둥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완전히 뒤집혀 있고, 나머지 하나는 90도 뒤짚혀 있다. 

메두사의 머리를 보면 돌로 변한다는 미신 때문에 이렇게 했다는데 어쨌거나 이렇게 뒤짚혀 있어 더욱 유명한 듯하다. 


굉장히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그냥 사유지 같은 느낌이 좀 든다.. 출구로 나오면 그냥 횡한 거리다.. 

좀 철저히 관리하면 정말 멋진 관광지일텐데 많이 아쉬운 곳이다...


냄새가 좀 심해 다현이는 계속 코를 막고 있었다..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밖으로 나오지 좋네.. 신선한 공기도 좋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선물을 사기 위해 그랜드바자르로 가본다. 

어제 갔던 향신료바자르와는 차원이 다르게 크다.. 


안에서 길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던데 정말 아주 복잡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 남대문시장처럼 구조가 복잡한게 아니라 딱 격자모양으로 되어 있어, 격자 방향만 잘 생각하고 가면 크게 문제는 없다..


승범이와 다현이는 반 친구들에게 줄 나자르본주를 산다.. 40개 정도 사야되는데 작은 걸 사니 그렇게 비싸지 않다.. 엄마는 친구들과 친척들 줄 터키 차와 과자들을 사고, 아빠는 아야소피아 기념품을 산다.. 이 때 처음으로 아야소피아의 한쪽 미라렛의 색깔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잘못 되었다고 바꿔달라고 할 뻔했다..


정말 사람이 많다.. 뭘 사는 사람보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 많다화려한 장신구들이 눈을 호강시킨다..



그렇게 그랜드바자르에 가서 쇼핑도 하고나서 무사히 호텔로 다시 왔다. 

호텔 매니저의 동생이 한국 K팝 팬이라고 한다.. 같이 사진찍어 기념으로 보내주고.. 공항까지는 어떻게 갈거냐고 묻는데 우버 이용할거라고 가격을 얘기하니 자기가 그보다 더 저렴하게 차를 예약해 주겠다고 한다.. 뭐 나쁠 건 없어서 해달라고 한다.. 차가 올때까지 시간이 남아 그 매니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때운다. 


시간이 되어 밴으로 공항까지 무사히 도착.. 공항에는 역시 한국관광객들이 많다.. 패키지를 이용했는지 손에는 많은 짐들이 있다.. 우린 한달간 여행을 했음에도 아주 가볍게 돌아간다. 


비행기 안에서 다현이는 비빔밥과 국을 엄청 많이 먹는다. 역시 1달 동안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으니 좀 맵더라도 입으로 막 들어간다.. 


너무 친절했던 우리의 호텔 매니저와 함께 기념사진~~이제 돌아간다... 긴 여행이었다..


한달간의 유럽 여행이 드디어 끝났다.. 


승범이와 다현이는 외국 생활에 대해 좀더 익숙해 진 듯하고, 낯선 환경이 이제는 아주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듯하다. 

한달 동안 승범이는 어느덧 엄마보다 키가 훌쩍 커버린 것 같고, 다현이도 혼자서 제법 많은 걸 하게 되었다. 


여행 동안 차 안에서 계속 같이 지내며 한가족이지만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을 알게되었고, 승범이와 다현이도 엄마 아빠를 좀더 이해하고 엄마 아빠도 승범이와 다현이의 학교생활과 친구관계 등에 대해서 좀더 많이 알게 된 듯하다. 여행을 통해 그 나라의 많은 건물, 풍습, 생활, 문화 등을 봐 왔지만 그것보다 우리 가족끼리 더 잘 알게 되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이제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 캐나다로 긴 휴가를 가야만 한다... 얼마나 캐나다에 있게 될지.. 일단 2년을 생각하고 가겠지만 더 짧게 될지 더 길게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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