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허 - 유럽에서 가장 예쁜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부르크 광장 Burg Square과 시청사


공영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없어 조금 떨어진 공연 옆에 차를 세우고 광장까지 걸어가 본다. 대부분의 차가 주차 티켓을 끊지 않아 우리도 일단 그냥 가본다. 길을 따라 가니 부르크 광장이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시청과 시의회로 쓰이고 있는 건물은 브뤼셀 그랑플라스 광장의 시청사와 같이 매우 수려한 모습을 띄고 있다. 1376년부터 40여년간 지어 벨기에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양식의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의 모습은 이 건물과 연결되어 있는 성혈 대성당의 유골함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벨기에 대부분의 건물이 이렇게 유골함과 시청사와 같은 공공건물이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다. 아마도 신에 대한 경배의 의미를 담아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승범이는 갑자기 화장실을 찾아 가더니 오질 않는다. 걱정이 되어 시청사 내부 화장실 앞에 가서 기다리는데 10여명의 남미쪽 외국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모여서 뭔가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사진을 요청한다. 흔쾌히 찍어주겠다고 하니 그게 아니라 자기들이랑 같이 찍자고 한다. 그것도 한명씩.. 지갑 같은 건 잘 추려 놓았기 때문에 소매치기여도 상관은 없어, 어떨결에 그들 10여명과 한명씩 사진을 찍고 말았다. 


내가 무슨 연예인도 아닌데 그들 눈에는 내가 매우 특이한 동양인의 모습으로 보였나 보다. 


시청사와 성혈대성당의 모습고즈넉한 분위기의 성당이다




성혈대성당 Basilica of the Holy Blood


시청사 건물과 연결되어 있는 투박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다. 독립적인 건물이 아니라 이렇게 시청사와 딱 붙어 있어, 성당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간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듯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힐 때의 성혈이 묻은 옷조각을 보관하고 있는 곳. 굉장한 성지 치고는 매우 소박하다. 


아직 아침 일찍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 매우 조용한 분위기였다. 기도를 드리는 관광객도 있는데 우린 그냥 구경만 하고 앉아서 좀 쉬다가 왔다. 성당의 한쪽 벽에는 예수의 생애에 대해 당시 성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현이한테 잠깐 보여줬는데 별로 흥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화장실 갔다오더니 표정이 좋아졌다큰 성당과 달리 이런 작은 성당이 더 좋다



브뤼셀의 그랑플라스 광장이 축제 분위기로 너무 복잡했던 것에 비해 이곳은 너무 한가로워 좋다. 

빈틈없이 다닥 붙어있는 건물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도 매우 이채롭다. 


오전의 부르크광장은 아주 조용하다서서히 관광객들이 몰려 오니 빨리 찍고 가자~




브뤼허 종탑


부르크광장을 지나 종탑으로 가본다. 이 종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건물이다. 83m의 높다란 종탑으로 플랑드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위에 올라간다면 브뤼허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가족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그냥 스킵한다. 


종탑을 올라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만약 종탑 위가 철조망으로 가려져 있지 않다면 나도 적극적으로 가자고 주장했겠지만 그냥 밑에서 가족 셀카나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높이가 있으니 셀카로도 쉽게 종탑의 꼭대기까지 나오지 않는다. 


아주 특이한 모습의 종탑이다. 아래쪽은 4각, 위쪽은 8각오랜만에 셀카봉 꺼내들고 가족 셀카를 찍어본다.




마르크트 광장 Markt


브뤼허 종탑 앞은 마르크트광장을 마주하고 있다.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종탑의 청동상, 청동상에는 종탑앞에 사람들과 이 동상까지 작게 조각되어 있어 흥미롭다. 


마르크트 광장은 과일과게와 꽃가게의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유럽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삼각형의 각진 지붕들... 조금더 색깔이 다채로웠으면 훨씬 예뻤을텐데 뜨거운 햇살에 약간 빛바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마차 투어를 하는 곳의 시작이기에 말들이 싸 놓은 똥, 오줌들 때문에 냄새는 그렇게 좋지 않다. 


종루의 청동상. 다현이는 동상이 시원하니 등을 대고 있다플랑드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지붕 모양의 주택들이다




마르크트광장과 부르크광장 사이길의 상점들


두 광장의 사이에는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다. 상점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너무 예쁜 모습들을 하고 있다. 


딱보기에도 여기는 굴 전문 요리집이라는 걸 보여주는 굴 껍데기로 장식해 놓은 식당, 크리스마스에 볼 수 있을 듯한 아기자기한 나무 인형들을 파는 가게.. 그냥 일반 상점이지만 정말 다양한 귀여운 목각 아이템을 팔고 있어 박물관처럼 눈이 호강했던 곳이다. 


Kathe Wohlfahrt라는 상점가게 안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화려한 기념품 등 다양하다.



벨기에는 초콜릿으로 유명한 가게들이 너무 많다. 상점 저마다 독특한 제조법을 갖고 초콜릿을 만드니 초콜릿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린 초콜릿 투어를 할 여유는 없으니 그냥 좀 유명한 초콜릿 가게에 들어가 다양한 초콜릿을 시식도 해보고 사보기도 한다. 


또 벨기에의 유명한 명물은 와플.. 가장 인기있는 와플 두개를 사서 먹어본다. 부르크광장에 아주 작은 벨기에 국기들이 떨어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와플들의 장식품이었다. 


Go.fre라는 스틱형 와플 가게에서 매우 독특한 와플 스틱도 한번 사본다. 


뻐꾸기 벽시계도 정말 다양하게 있다.이 초콜릿과 와플은 다시 한번 먹고 싶다..




브뤼허 보트 투어


다시 돌아가는 길, 그런데 보트 투어가 보인다. 브뤼허는 유럽 북부의 베니스라 할 정도로 운하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다. 이 운하를 따라 보트를 타고 투어를 할 수 있다. 베니스의 곤돌라와는 달리 20여명이 타는 보트다. 


티켓은 어른 8유로, 아이 4유로 현금으로만 받는다. 티켓을 끊고 15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돌아온다. 


보트 탑승을 기다리며...다정한 모녀의 모습~



정말 빈자리 없이 빡빡하게 자리에 앉아 투어가 시작한다. 운하를 따라 가며 옆에 있는 건물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어떤 양식으로 지어졌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지 등을 설명해준다. 


정말 예쁜 건물들 늘어서 있어 그냥 걸어서 돌아다녀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여기에서 1박을 한다면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이 있는 성모마리아 성당도 가보면 좋겠지만 이렇게 보트투어로 건물의 외곽은 많이 봤으니 만족한다. 


운하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주택들이 참 많다맥주 양조장, 특이한 조각상, 오리들까지 볼거리들이 많다.



엄마 핸드폰으로 훨씬 좋은 사진들을 많이 찍었지만 전부 사라져버려 아쉽다. 이날은 또 단렌즈 하나를 껴왔더니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보트 투어 중 찍은 사진인데 단렌즈라 핀이 엄마한테 맞춰졌다투어가 끝난 뒤 돌아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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