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파묵칼레 - 우리만을 위한 특별 벌룬

버스터미널에서 저녁을 식당에서 간단히 시켜먹고 탑승시간까지 기다려 본다. 

우리가 예약한 버스는 9시에 출발해서 아침 5시경에 파묵칼레에 도착한다. 시간이 다 되어 버스를 타러 가는 중에 각자 화장실 가서 이 닦고 준비를 하고 다시 만나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아뿔싸 여기에서 승범이와 길이 어긋났다.. 아빠와 엄마는 식당을 나와 버스 티켓 판매소 앞에서 승범이를 기다리고 승범이는 화장실을 나와 바로 버스탑승장으로 가버린 것이다. 


이곳 버스터미널을 가보면 알겠지만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 표시가 전혀 안되어 있다.. 아마 승범이도 버스탑승장에서 너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유료화장실이라 동전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어 화장실 밖에서 승범이를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자 화장실 관리 아저씨가 화장실 안에 아무도 없다고 알려준다.. 아뿔싸.. 엄마는 바로 버스 탑승장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승범아.. 라고 소리치며 찾는다... 그제서야 승범이는 눈물을 흘리며 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얼마나 화가 나 있던지... 비는 심하게 오고 있어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적혀있지는 않지, 모바일인터넷도 안되지, 가족은 안보이지.. 아마 엄청 걱정되고 무서웠을 것이다.. 아빠가 너무 미안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만날 장소를 알려줬어야 했는데...


시간텀이 충분했기 때문에 분명히 버스 티켓 판매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승범이를 볼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승범이는 화장실에서 소변만 보고 이는 닦지 않고 바로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1분도 안되어 나갔으니 보기 좋게 길이 어긋났다.. 아빠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빨리 화장실에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하여튼 자칫 이산가족이 될 뻔했는데 무사히 만나 다행이었다..




파묵칼레까지는 버스는 여러 회사가 운행하지만 우리가 예약한 버스는 Nevsehir. Suha 버스가 좀더 편하다고 들었는데, 버스를 예약하는 중에 Nevsehir쪽 아저씨가 자기들 버스는 파묵칼레까지 다이렉트로 가는데 Suha 버스는 중간에 갈아타야 된다고 한다.. 좀 고민을 하다가 Nevsehir 버스를 예약했는데, 막상 이 버스도 다이렉트로 가는게 아니다.. 중간에 다른 버스 정류장에도 들러 다른 탑승객 내리고 태우고, 또 휴게소도 엄청 자주 들린다.. 


비가 아주 심하게 차를 세차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휴게소에 오니 알아서 휴게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버스 세차를 해준다.. 서비스는 매우 좋은 휴게소인 듯하다.. 버스에는 운전사 외에 다른 교환해서 운전할 추가운전사가 타고, 음식을 나눠주는 안내원 남자도 한명 탄다.. 그래서 중간중간 계속해서 뭘 준다.. 우린 피곤해 죽겠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 먹는게 익숙한 듯하다.. 뜨거운 터키차나 커피도 아주 자연스럽게 먹는 걸 보면...


그리고 파묵칼레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것도 결국 거짓말이었다. 데니즐리에 도착하니 파묵칼레 가는 사람들 내리라고 안내원이 사람들을 깨운다.. 자다가 정신없이 깨서 내리니 작은 버스가 한대 기다리고 있다.. 순간 이걸 타도 되나 걱정되었는데 뭐 다들 탄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지역 관광투어회사에서 서비스를 해주는 버스다.. 하여간 그렇게 우리는 파묵칼레까지 무사히 왔다..


파묵칼레에서 투어를 대행하는 회사인데, 여기에서 기다리면 차가 와서 호텔까지 태워준다.. 새벽 4시~5시 정도이기 때문에 바로 차가 있지는 않고 사무실에서 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이곳 사장님과 얘기하는 도중에 카타도키아가 어떤지 얘기를 하다가 우리가 벌룬을 못탔다고 했더니 혹시 여기에서 타겠냐고 물어본다..


여기에도 벌룬투어를 하냐고 했더니 작년부터 하게 되었다고 한다.. 관심있으면 알아봐 주겠다고 한다.. 가격은 인당 100유로 정도.. 우리한테는 유로화가 없고 엔화 있는데 엔화로 결재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상관없다고 한다.. 


네브세히르 버스터미널 내부, 버스 탑승장과 서빙 모습. 그리고 호텔우리만을 위한 벌룬이 뜬다



우리가 예약한 비너스 수트 호텔.. Venus Suite Hotel. 호텔에 오니 아직 방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안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화장실이나 와이파이를 쓸 수 있고, 또 입실 전이지만 조식을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가 벌룬을 탈 시간이 다되어 우리를 데려다 줄 셔틀을 기다린다.. 셔틀이 제 시간에 안 오길래 취소되었나 싶었는데 한 20분 뒤에 왔다.. 그리고 벌룬 타는 곳에 갔는데 이제 막 내린 벌룬에 손님들이 내리고 바로 우리 보고 바로 타라고 한다.. 


뭐 정신없이 타라고 하니 미처 사진을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벌룬을 타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이 이 벌룬은 우리만을 위해 특별히 운행하는 딱 1대 남은 벌룬이라는 것.. 보통은 벌룬이 1회 운행하고 그치는데, 이 벌룬은 오늘이 3번째 운행하는 듯하다.. 


벌룬은 딱 16인승.. 벌룬 내에는 크게 4구역으로 나눠져 있고 각 구역에 4명이 탑승할 수 있다.. 그런데 가운데 쪽은 벌룬의 가스 엔진으로 얼마나 뜨거운지.. 모자를 쓰게 만든다.. 그리고 소리도 크다.. 화르륵화르륵 거리며 솟아져 나오는 화염에 아주 작은 애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카파도키아와 달리 특별히 볼건 없는 벌룬이다.. 파묵칼레 지역은 카파도키아와 달리 버섯모양의 굴뚝 바위들이나 계곡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아마 첫번째 벌룬은 파묵칼레의 하얀 석회층 위로 갈텐데 계속 바람 따라 이동하다보니 우리가 탄 곳은 파묵칼레의 석회층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벌룬을 타 봤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또 이 하늘 아래 우리만을 위한 유일한 벌룬 아닌가...


공중에서 보는 모습보다는 옥수수 밭 가까이 가로지를 때가 좋다첫번째 운행 벌룬이었다면 좀더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카파도키아에 비해 복잡하지도 않고 비교적 자리에 여유도 많아 사진 찍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사진을 따로 찍어주던데 가격이 상당해서 따로 찾지는 않았다.. 


내려서 사진 좀 찍으려 했더니 내리자 마자 이제는 벌룬의 바람을 빼느라 바로 눕힌다.. 이런 건 사진이 생명인데.. 요건 좀 아쉽다..


그래도 인증서와 축하 와인 한잔씩은 할 수 있었다.. 저 와인은 무알콜 와인이라 애들도 먹을 수 있다..


우리의 벌룬 투어 인증서..와인 한잔 하며 축하한다..



그렇게 우리만을 위한 특별한 벌룬투어를 끝내고 우린 호텔로 다시 무사히 왔다.


내리자마자 바람을 빼는 벌룬벌룬 조종사와 함께~~


호텔 조식도 맛있게 먹고, 좀 느긋하게 있다가 파묵칼레로 가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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