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land - Day4, 5) 동부해안 눈폭풍 속에서

 

4일차 오전, 우리 가족은 오두막집을 나선다. 바람은 새벽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도로는 여전히 눈으로 많이 덮여 있다. 일단 한번 가본다. 

 

옆으로 굉장히 멋진 장면들이 여전히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눈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눈 내린 산과 그에 대비되는 바다 모습은 더없이 멋지다. 그런데 점점 날씨가 안 좋아진다. 

 

 

동부 해안쪽은 피요르드르 해안으로 되어 있어서 도로도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커브길이다. 좀더 고지대에서 내려다보면 이 피요르드르 해안이 매우 멋질 것 같은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도로는 바닷가를 인접해서 나 있다. 

 

 

이제 정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친다. 실제로 내리는 눈도 있지만 강한 바람으로 쌓여있던 눈이 흩날리는게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 차들은 이상하게도 간다. 왜지?

 

아래 사진에서 연한 빨강으로 되어있는 길은 통행이 불가능한 길.. 노란색 길은 갈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차를 운전하며 내 두 눈으로 보는 모습은 절대 운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차를 돌렸다. 왠만하면 다음 큰 도시까지 가서 숙소를 잡으려 했지만 죽음의 길을 가는 것 같았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하루 정도 더 기다려 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레이캬비크쪽으로 다시 되돌아 갈 것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하루 더 기다려 보기로 했고 근처 숙소 검색을 해본다. 어제 숙소와 비슷한 위치인데 좀더 따뜻해 보이는 Lindarbrekka로 잡았다. 

 

 

이제 숙소를 향해 돌아가는데 날씨는 여전히 최악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 천천히 갔는데 순간 앞이 보이지 않더니 내 차가 길위에 없고 갓길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았다. 간신히 차를 멈추고 마음을 추스린 뒤 다시 도로 위로 올라간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숙소에서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날씨와 도로 정보를 확인했는데 도로가 뚫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있다가 오전 10시 정도가 되니 드디어 차가 다닐 수 있다고 나온다. 

 

어제 우리가 차를 돌렸던 곳에서 얼마 안 가니 터널이 나온다. 우리는 그제야 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차들이 계속 가는지 이유를 알았다. 저렇게 6km 정도를 터널을 통해 산을 통과하게 되어 있다. 산을 통과하고 나서도 가시거리는 안 좋다. 

 

 


 

■ 끔찍했던 최악의 월터길

난코스를 지나고 나서 Egilsstaðir (에이일스타디르) 도시로 가지 않고 날씨가 그나마 좋을 때 월터길로 가봤다. 일단 에이일스타디르와 가까운 고지까지는 갈만 했는데 Seydisfjordur (세이디스피요르뒤르)로 가는 길은 점점 안 좋아 진다. 

 

옆으로는 낭떠러지인 듯하고, 노란색 가드폴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유턴할 수 있는 곳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 경험했던 날씨가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날씨가 더 최악이다. 내 인생에서 최악의 악천후를 경험한 듯 하다. 그래도 좀더 가면 되겠지 하고 계속 갔지만 더더더 안 좋아진다. 와이프는 계속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도 긴장감 최고치... 

 

결국 차를 2차선 도로 위에서 돌린다. 가시거리가 전혀 없어 앞쪽이던 뒤쪽이던 차가 오면 그대로 충돌사고가 날 것 같다. 차를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돌릴 때 쯤 뒤에 큰 트럭이 다가왔는데 다행히 멈춰서 우리가 안전하게 유턴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하늘이 도와준 덕분에 이 끔찍했던 월터길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 북부로 가는 길

에이일스타디르에서는 간단히 주유만 하고 그냥 떠난다. 날씨는 맑아졌지만 강풍에 의한 쌓인 눈은 계속해서 도로를 덮고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원래 북부로 가는 길에 Stuðlagil Canyon (스튜드라길 협곡)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런 마음으로는 여행을 즐기기 힘들 것 같다. 이런 마음을 알았던가 협곡으로 가는 도로도 막혔다. 1번 도로 이외에 거의 모든 작은 도로는 막혔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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